며칠 전 라디오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웃기는 것과 재밌는 건 다르다고요. 웃긴 건 즉각적으로 몸이 반응하는 영역이라면, 재밌는 건 머리가 반응하는 영역이라고 말했습니다. 흐릿했던 생각들이 선명해지고, 어질러진 말들이 명료해질 때가 본인에게 재밌는 순간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웹진도 그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선명하게 만드는 재밌는 대화 상대가 되고 싶습니다. 💡
편집부 인사말
완두콩이 시장에서 사라지기 직전에 급하게 한 봉지 사 왔어요. 껍질을 까고 삶아서 식혀두고 한숨 돌리려는데, 손질 중에 탈출한 콩들이 발에 밟히더군요. 버리자니 아깝고 먹자니 귀찮아서 빈 화분에 파묻어버렸어요. 한동안 잊고 있다가 싹이 났길래 물을 주니 꽃이 피더니, 이제는 콩이 맺혔어요. 9알을 심었는데 콩이 2~3알 정도 든 아주 작은 꼬투리가 4개 정도 났으니 수확률은 형편없지만, 귀엽습니다. 근데 그냥 두자니 아깝고 먹자니 귀찮은데... 다시 묻어야 하나....
벌써 올해가 절반이나 지났다니 전혀 믿기지 않네요. 이번 상반기 결산 편을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그치만 6월만 똑 떼어내 보면 너무 많은 일이 있어서 시간의 흐름에 납득이 가네요. 비정규교수노조 선생님들이 무사히 천막 농성을 끝냈다는 소식을 들었고, 부원들과 서울 퀴퍼도 다녀오고, 갠적으로는 시험 출제와 성적 처리의 산을 무사히 넘었답니다.
강제 갓생을 살면서 갓생 브이로그를 찍는 중이라고 셀프 모에화를 해봤습니다. 내외적으로 괜찮은 사람들이 정돈된 책상에 앉아 한참 일하다 헬시한 식단을 차려 먹고 운동하러 가는 브이로그를 지향했는데 갈수록 그 지향점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현실만 직시했습니다.
'갓생을 산다고 갓생 브이로거가 될 수 있는 건 아니구나😮!'
최근 제가 좋아하는 밴드가 오랜만에 신곡을 냈는데요, 원래도 그 밴드의 모든 곡을 좋아했지만 이번 곡은 처음 듣는 순간 눈가가 촉촉해질 정도로 깊은 감동을 받아버렸습니다. 살면서 노래를 듣고 그 정도의 도파민을 느껴본 건 처음인 것 같아요. 그 후로 무한 반복재생은 기본이고 다른 팬들이 올린 커버 영상까지 몽땅 찾아 듣고 있네요...아 음악 배우고 싶다.
이 정도로 마음에 들었던 노래는 정말 오랜만인데, 문득 제가 이 밴드와 같은 세기에 태어나 그들의 음악을 들을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들더라구요.
이런 걸 보면 꼭 지금 이 시대를 살아야지만 향유할 수 있는 즐거움이 있구나 싶어요. 사실 저희가 만난 모든 인연도 좋든 싫든 제가 이 시대에 태어났기에 만날 수 있었던 거잖아요. 가끔은 이렇게 내 주변에 의미를 부여해보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들을 만한 팟캐스트를 찾아 헤맨지 세달이 지난 어느 날, '문장의 소리'를 발견했습니다. 좋아하는 작가님이 진행하는 에피소드가 2년치나 쌓여 있어서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편집부의 식구가 되어 처음으로 인사말을 전합니다. 올해 여름은 예년보다 덜 뜨거운 것 같습니다. 덕분에 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원고를 마감하는 밤이 잦았습니다. 얼마 전에는 방충망이 살짝 열려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모기들에게 호되게 당했습니다. 모기장을 마련하고서야 이 지독한 싸움이 끝나 비로소 팔다리에 딱지가 앉았네요. 여러분에게도 홀로 싸우고 있는 무언가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 싸움이 끝난 자리에도, 조용히 딱지가 앉기를 바라겠습니다.
(케)-세라 9호
여름의 시작, 종강을 앞둔 케세라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케세라의 6월 활동 기록을 전해드립니다!
계획을 세우는 것 만큼이나 돌아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번 〈솔직히 말하면〉에서는 채원, 영지 님과 함께 2026년 상반기를 되짚어 봤습니다. 잘한 것도, 얼탱이 없는 것도 전부 털어 놓았습니다. 끝에는 독자 여러분을 위한 '나의 상반기 결산' 질문지 10개를 준비했으니 확인해주세요!
"올해 목표가 있다면 이렇게 말해도 되나, 폐급인 걸 잘 숨기고 다니자 이 정도였던 것 같아요."
웹진에 글을 싣고 싶다는 연락을 받은 지 단 7시간 만에 초고가 도착했습니다. 초고속 글쓰기에 경악하며 글을 읽고 나니 모든 게 이해가 됐어요. 오랫동안 마음속에서 굴려 툭 치면 쏟아져 나오는, 언젠가는 써야만 하는 이야기라는 게 느껴졌거든요. 벼락같이 찾아온 K와의 만남은 영지 님의 구석구석을 바꾸어 놓아 인생의 중요한 분기점이 되었다고 후에 말씀해 주시기도 했어요. 그리고 이런 일을 겪으면 저라도 당장 쓰고 싶을 것 같습니다.
대전퀴어문화축제 때 멀리서 온 반가운 얼굴을 만날 수 있었다. 진토 님이 최전방으로 갔다가 무려 몇 달 만에 외출을 써서 잠시 대전에 들렀다. 자대를 떠나 대전 퀴퍼로, 퀴퍼에서 다시 복귀하기까지, 진토님의 시선에서 하루 여정을 살펴본다. 퀴퍼에서 느낀 해방감이 다시 군대로 돌아오면서 비현실적으로 느껴져 여로형 소설을 읽는 느낌을 얻을 수 있다.